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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할머니, 생활비 쪼개 모은 800만원 부경대에 기부

허정순 할머니 “가정형편 어려운 학생 도와달라”

cnbnews손민지⁄ 2020.01.14 11:52:36

허정순 할머니(오른쪽 두 번째)가 기금 전달 후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부경대 제공)

부경대학교는 14일 허정순 할머니(74)가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전해달라며 800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언젠가 새벽잠에서 깨어 TV를 보는데 70대 할아버지가 경비 일하면서 월급을 모아 기부한 뉴스를 보고 ‘나도 좋은 일에 기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허 할머니는 7남매 집안의 맏며느리로 평생 어렵게 살았다. 그는 “조경원을 비롯해 거리청소부, 파출부, 건설현장 노동일까지도 해봤다. 자식들은 나처럼 힘들게 살면 안 된다고 다짐하면서 고생을 견뎠다”고 말했다.

요즘은 전보다 사정이 나아졌지만 평생 절약해온 습관은 여전하다. 옷이나 운동화도 중고 또는 1만원 안팎의 물건을 사고 정말 필요한 것이 아니면 사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모은 돈을 어디에 기부할까 하다가 아들이 졸업한 부경대에 기부하기로 했다”라며 “아들 공부 잘 시켜주고 좋은 직장 다니게 해준 학교가 고맙다”고 전했다. 아들 이정호 씨(45)는 부경대 토목공학과 94학번으로 현재 전문건설회사에 재직 중이다.

그런데 자식들이 장성하고 나니 몸에 탈이 났다고 한다. 평생 노동을 한 탓에 무릎 연골이 다 닳아 최근 인공관절 수술을 했고, 양쪽 어깨 관절도 안 좋아 수술을 해야 했다. 손가락에는 퇴행성관절염이 왔다.

허 할머니는 “몸은 아프지만 기부를 결심한 이후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이제야 나도 가치 있게 산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세상에는 나보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도 많다. 그런 사람에 비하면 나는 형편이 좋다. 적은 금액이지만 열심히 저축해 또 기부할 계획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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