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영⁄ 2025.11.03 16:15:36
전기자동차·에너지저장장치(ESS)·드론 등 고에너지 밀도를 요구하는 응용 기술이 급증하고, 상용 리튬이온배터리의 빈번한 화재 사고로 인해 화재 안정성이 필수 요건으로 부상한 가운데, 인화성 물질인 액체전해질 대신 무기질 형태의 고체전해질로 대체해 열적 안정성 및 에너지 밀도가 우수한 전고체전지가 주목받고 있다.
경상국립대학교는 공과대학 나노신소재공학부 성재경 교수 연구팀이 황화물계 전고체 리튬금속전지에 적용하는 실리콘-탄소 기반 ‘삼중 적층형 전도성&기공도 구배’ 중간층을 개발해 안정성·에너지 밀도·출력밀도·수명특성을 동시에 끌어올렸다고 3일 밝혔다.
설계의 요체는 전지 구조 내 음극 계면 위아래의 기공도와 이온·전자 전도성을 층별로 다르게 배치해 리튬의 이동과 핵생성을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고체전해질에 맞닿은 상부는 탄소가 배제된 치밀한 리튬-실리콘 합금상층으로 전자 누설을 줄여 분해 반응과 발열을 억제하고, 중앙은 다공성 리튬-실리콘-CNT 혼합 전도층으로 다수의 균일 핵생성 자리와 혼합 전도 경로를 제공하며, 집전체 인접 하부는 CNT가 풍부한 고전자 전도층 및 다공성 구조로 전류를 아래로 끌어 하부-성장형 리튬 균일 도금을 촉진시킬 수 있다.
이 계층에 설계된 중간층은 리튬금속 음극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인 리튬 수지상 성장과 공극 형성을 근본적으로 억제해 장시간 구동에서도 분극과 계면 저항의 누적 상승을 완만하게 만들며, 5 μm 미만의 얇은 두께로 비활성 부피 증가를 최소화해 부피당/무게당 에너지 밀도 손실을 극소화한다. 더욱이 값싼 가격의 소재를 극소량 사용해 황화물계 전고체 리튬금속전지의 가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이 중간층은 고용량 하이니켈 양극재를 적용한 풀셀에서 0.5C 충·방전 동안 1800회 이상 안정적인 사이클 수명을 달성했고, 장기 구동 중에도 99.9% 이상의 높은 평균 쿨롬 효율을 유지했다. 또한 율속 특성은 0.1C부터 10C까지 고율 속에서 2C-85.2%, 5C-76.3%, 10C-65.2%의 용량 유지율을 보여 기존 보고된 리튬금속 기반 전고체전지에서 보기 드문 속도 성능을 입증했다.
제1저자 고민석 대학원생은 이번 성과가 화재 안정성과 에너지 및 출력밀도, 수명특성을 단 하나의 중간층 전략으로 동시에 달성한 사례라며, 공정 친화적인 얇은 코팅 구조를 바탕으로 전기자동차와 고주기 ESS 등 대량 제조로의 확장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국제 우수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IF: 26.8, JCR: 1.2%)에 ‘장주기 전고체 리튬 금속 배터리를 위한 중간층의 전도도 및 다공성 조절(Modulating Conductivity and Porosity of Interlayer for Long-Cycling All-Solid-State Lithium Metal Batteries)’이라는 제목으로 10월 29일에 사전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