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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군 단계 문중, 경상국립대 고문헌도서관에 고문헌 3929점 기증

cnbnews심지윤⁄ 2023.07.06 15:14:18

단계 선생 일기. (사진=경상국립대 제공)

경상국립대학교 고문헌도서관은 최근 산청군 신등면 단계리 해기(海寄) 김령(金欞, 1805-1865)과 단계(端磎) 김인섭(金麟燮, 1827-1903) 부자가 소장했던 고문헌 3929점 전체를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고문헌은 단계 선생 손자 김동준 씨와 증손자 김정희 부자가 3차에 걸쳐 기증했다. 2004년 6월에는 고서 1124점, 2018년 6월에는 단계집 목판 및 문화재 633점, 2023년 5월에는 고문서 2172점을 경상국립대에 기증했다.

이로써 단계 문중 고서, 책판, 고문서 일체는 경상국립대 고문헌도서관에 자리를 잡게 돼 단계 문중 연구를 한 곳에서 할 수 있게 됐다. 이 고문헌들은 단계 문중뿐만 아니라 조선 말기 경남 서부지역 사회상을 연구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 고문헌도서관에서는 기증받은 자료 전체를 '단계문고'로 명명해 보존·관리할 예정이다.

'단계선생일기'는 단계 김인섭 선생이 13세 되던 1839년부터 77세 되던 1903년까지 64년 동안 쓴 일기로, 총 29권 분량이다. 김인섭 자신이 읽은 책, 교유관계 및 문중 살림 등의 내용뿐만 아니라 19세기 당시의 농촌사회의 모습, 지방 양반의 생활과 의식구조와 처세, 관권과의 갈등 등이 생생하게 나타나 있다. 또한 단성농민항쟁 발발 직전 농민들의 동향, 그리고 농민항쟁이 진정된 뒤 새로 부임해 온 단성현감과의 마찰 등이 서술돼 있어 단성농민항쟁과 임술농민항쟁의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207호로 지정됐다.

'간정일록(艱貞日錄)'은 단계 김인섭의 부친 해기 김령 선생이 단성농민항쟁의 주모자로 체포돼, 1862년부터 1863년까지 1년 7개월간 전라도 임자도에서 유배 생활을 하면서 겪은 일들을 상세히 기록한 일기로, 당시 섬 지방 연구와 유배 생활 연구에 중요한 자료다.

'역대천자문'은 단계 김인섭의 부친 해기 김령 선생이 1862년 임자도에 유배를 가 1863년 음력 2월 임자도 박윤량의 초가에서 완성한 책이다. 기존 천자문이 내용과 형식에서 중국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 이 천자문은 천지개벽부터 조선 건국까지의 역사를 우리나라의 관점에서 독창적으로 저술한 우리식 천자문이다. '간정일록'과 '역대천자문' 등은 문화재급 자료로 평가된다.

'단계선생문집 목판'은 단계 김인섭 선생이 1903년 77세를 일기로 세상을 뜬 지 5년 후인 1908년에 문인들이 선생의 유고를 '단계선생문집'을 간행할 때 판각한 것으로, 분량은 총 580매다.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208호로 지정됐다.

단계 문중 고문헌에 관심을 두고 지속적인 연구를 한 연구자는 안동대 사학과 정진영 교수다. 정 교수는 20여 년 전 김동준 씨에게 고문서 일체를 대여해 그동안 '단계선생일기', '간정일록(艱貞日錄)', '역대천자문' 등을 연구해 책으로 출판했다.

고문헌을 대여한 김동준 씨가 2019년 별세하고, 정 교수도 안동대 및 경북독립운동기념관 관장을 퇴직하자 단계 선생 후손과 정 관장은 고문헌은 생산된 곳에서 관리·연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후손 김정희 씨는 정진영 관장을 방문, 부친에게서 대여한 고문서 일체를 반환받아 경상국립대 고문헌도서관에 기증하게 됐다.

김정희 씨는 문중 고문헌을 경상국립대에 기증하면서 학위복을 입고 정중히 예를 갖췄다. 김정희 씨는 "사라질 뻔한 문중 고문헌을 정진영 교수와 경상국립대 고문헌도서관에서 연구하고 잘 보존·관리해줘 후손으로서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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