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희⁄ 2025.12.22 09:13:29
부산시가 추진 중인 ‘15분도시 부산’ 정책의 핵심 생활권 인프라 디자인이 국내외 디자인 산업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부산시는 신평·장림, 당감·개금 생활권 도시 기반 시설 두 곳의 디자인이 ‘글로벌 디자인 잇(iT) 어워드 2025’ 공모전에서 각각 금상과 은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금상(Gold Prize)은 신평·장림 생활권의 ‘사하소방서 소방특화 들락날락’이 차지했다. 이 시설은 15분도시 부산의 대표 생활권 시범사업지 가운데 하나로, 내년 2월 준공을 앞둔 부산어린이복합문화공간이다. 부산시 소통 캐릭터 ‘부기’ 소방관이 소방 호스로 화재를 진압하는 모습을 그래픽으로 표현하고, 밝고 경쾌한 색채를 활용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소방안전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은상(Silver Prize)은 당감·개금 생활권의 ‘당감동 선형공원’이 선정됐다. 이 공원은 15분도시 부산의 첫 준공 사업지로, 지난해 동상에 이어 올해 은상을 수상하며 2년 연속 입상의 성과를 거뒀다. 지역 고유의 특성과 생태성을 살린 한국 정원형 보도 디자인은 도시 기반 시설 디자인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하소방서 소방특화 들락날락’은 지은 지 40년이 넘은 노후 소방훈련탑을 리모델링해 조성된다. 그동안 노후화로 활용도가 낮았던 소방안전체험관과 훈련시설을 어린이와 시민이 함께 이용하는 ‘들락날락 119’ 공간으로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2023년 15분도시 주민협치 과정에서 제안된 아이디어를 시가 채택해 본격 추진했다. 내부는 1층에 소방 도서관과 디지털 콘텐츠가 결합된 들락날락 공간, 2층 심폐소생술(CPR) 교육장, 3층 소화기·소방차 체험관, 4층 화재 탈출 체험장으로 구성되며, 5~7층은 기존 소방훈련 기능을 유지해 운영할 계획이다.
당감동 선형공원은 부산진구 당감종합사회복지관 앞 도로의 폭을 줄이고 보도 폭을 넓혀 조성됐다. 지역의 천(川)을 형상화한 정원형 보도로, 우리나라 산야에서 자라는 야생화를 여러 층으로 자연스럽게 식재해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지난해 11월 준공 이후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며, 일본과 미국 등 해외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보행 공간 사례를 견학하기 위해 현장을 찾고 있다. 단절된 보행 공간을 연결해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의 특성을 살린 디자인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15분도시의 핵심 가치를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부산시는 15분도시 정책을 통해 좋은 문화와 이웃, 쾌적한 환경을 갖춘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도시 부산’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대표 생활권 조성을 위한 해피챌린지사업, 다기능 복합공간 조성 정책공모사업, 핵심 시설을 구축하는 비전투어사업 등 다양한 거점 사업을 추진 중이다.
박형준 시장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과 연계한 15분도시 사업을 더욱 내실 있게 준비하겠다”며 “내가 살고 있는 가까운 곳에서 좋은 디자인과 다양한 콘텐츠를 누릴 수 있는 ‘15분도시 부산’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