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희⁄ 2026.02.24 15:14:36
박형준 부산시장이 24일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광역단체 행정통합 특별법에 대해 “분권의 본질이 빠진 빈껍데기 통합”이라고 비판하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박 시장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행정 통합은 국가 운영의 기본 틀을 바꾸는 문제”라며 “특히 광역단체 통합은 중앙집권적 질서를 분권적 질서로 전환하는 데 핵심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추진되는 통합법안에는 중앙정부의 행정·재정 권한 이양이 담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치입법권 확대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먼저 지적했다. 중앙정부의 법률·시행령·지침 체계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기존의 중앙 규제 틀에도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통합 특별시에 인사·조직 자율 운영권이 부여되지 않아 행정안전부 통제를 받는 구조 역시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재정권 확대도 미흡하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지방세 비율 조정이나 통합 특별시에 대한 재정 인센티브가 법안에 명시돼 있지 않다”며 “연간 5조 원 지원을 약속했지만 재원 마련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특별행정기관 이양과 관련해서도 “중앙정부와 협의해 추진하도록 한 조항은 실질적 권한 이양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국토 이용 권한에 대해서는 개발제한구역과 상수도 보호구역 조정권,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권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 같은 내용으로는 분권과 균형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붕어빵에 팥이 없고 만두에 속이 없는 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빈껍데기 통합은 지역의 자주적 발전을 이끌기보다 막대한 통합 비용과 지역 간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도 했다.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향후 자치단체 통합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잘못된 기준이 선례가 되면 부산·경남처럼 주민 의사에 기반한 분권형 통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선거를 앞두고 행정 통합을 제기했다면 분권의 실질적 내용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속도전식 추진이 졸속 통합이라는 평가로 이어지지 않도록 책임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