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영⁄ 2009.03.23 12:58:55
494,011개의 꿈, 현재 실업계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숫자입니다. 학업성적이 좋지 않아서, 또 빨리 직업을 갖고 싶어서 선택한 실업고.... 기능장 시험도 보고, 야간대학이라도 가기를 원하고, 또 돈을 잘 버는 직업을 갖고 싶은 꿈도 갖고 있습니다. 능력이 안 되는, 놀기 좋아하는 아이들이 별 수 없이 선택하는 곳이라는 편견 속에서도, 그들은 오늘도 꿈을 꾸고 있는데요... 이번 주에는 그들의 목소리에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안녕하세요? 책 읽어주는 사람, 백승주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미래 세대를 준비하는 보건복지가족부와 함께 합니다. <보이는 라디오, 책 읽는 사람들> 오늘은, 양호문 장편소설 <꼴찌들이 떴다>를 만나봅니다. 양호문 작가는 건설회사, 유통회사에도 근무했고, 서적외판원, 학원 강사 등 다양한 직업을 두루 거쳤는데요, 그러면서도 작가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마침내 꿈을 이룬 늦깎이 작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편소설 『종이비행기』로 제2회 허균 문학상을 수상했고, 이번에는 『꼴찌들이 떴다』는 작품을 냈는데요, 우선, 어떤 책인지 저자에게 이 작품의 소개부터 받아 봅니다.L INS) 양호문 인터뷰 『꼴찌들이 떴다』.... 이 책은 실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의 고민과 성장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10대들을 위한 청소년문학상인 ‘블루픽션상’을 받았는데요, 또 한편으로는 실제 고등학생인 아들의 이야기를 담겠다는 생각도 있었다고 합니다. INS) 양호문 인터뷰 춘천기계공고 3학년인 재웅이, 기준이, 호철이 그리고 성민이. 이들은 대학을 가야만 사람 취급을 받는 세상에서 공업고등학교에 진학을 했는데요, 이들은 웬만하면 누구나 따는 그 흔한 자격증 하나 취득을 못했고, 취업도 막막하기만 합니다. 한마디로 갈 데도 없고, 오라는 데도 없으며, 돈도 없는 신세인데요.... 어느 날 이들에게 기적처럼 취업을 하라는 추천서가 날아옵니다. 낭독 (백승주) “너희, 손재웅, 오기준, 이리 와!” 담임이었다. 둘은 엉거주춤 일어나서 되물었다. “예? 왜요?” 재웅이와 기준이는 속이 뜨끔했다. 담임이 찾을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었다. “오라면 와, 자식들아!” “집에 일이 있어서 늦었어요.” “저는 엄마 심부름 때문에 늦었는데요.” “허허! 나 원, 그게 아니고. 교무실로 들어와 봐!” 둘은 교무실에 들어가 담임 책상 옆에 나란히 섰다. 맞은편 책상 앞에서는 학생회장 나윤호와 2반 반장 신하균이 은여우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 영어를 못하면 미래가 없다면서 수업 시간 내내 영어 예찬론만 펼치다 나가는 노처녀 영어 선생 은지향. 그리고 전교 상위 1퍼센트 이내라는 저 두 놈.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도 진학이 가능하다고 선생들의 칭찬이 자자한 놈들. 녀석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재웅이와 기준이를 힐끔 쳐다보고는 이내 시선을 거두었다. 여전히 사람을 무시하는 눈빛이었다. 거들먹거리긴, 건방진 자식들! 지들이나 우리나 인문고가 아닌 실업고에 다니는 건 마찬가지인데! 재웅이는 눈꼴이 시렸 다. “에 그리고, 원주 여기서 추천 의뢰가 들어왔는데, 너희 갈래?” 추천서가 왔다는 말에 재웅이는 기뻐하지만, 기준이는 월급이 90만원이라는 말에 시무룩해집니다. 하지만, 이들은 답답하고 숨 막히는 집과 학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실습을 수락하고, 해방감에 만세를 부릅니다. 낭독 (백승주) 교무실 밖으로 나오자마자 재웅이는 얼른 급료계산을 해 보았다. “구십만 원식 오 개월이면, 합이 사백오십만 원이네! 야, 우리 그걸로 뭐 하지? 오토바이 한 대 살까? 컴퓨터를 최신형으로 바꿔?” “야, 세창정밀로 나간 장호하고 근태는 백이십만 원씩 받는데. 우진건업에 간 애들도 백 만 원 넘고.” “걔네들은 공부 잘하는 애들이잖아. 자격증도 있고. 주제 파악해!” “그래도 자존심 상하잖아.” 기준이는 입술을 삐죽 내밀며 못마땅해했다. 재웅이는 기준이를 발로 차는 시늉을 하며 다시 물었다. “짜식! 속으론 좋으면서, 그치?” “나쁘진 않지, 뭐! 우헤헤!” 그러자 기준이는 특유의 간사스러운 웃음을 웃었다. 다소 과장된 웃음이었다. “답답한 집, 골치 아픈 학교, 지긋지긋한 엄마 아버지의 잔소리. 이젠 다 끝이다, 끝! 야 호!” “야, 해방이다! 자유다!” “대한독립만세다! 만세!” 재웅이를 따라 기준이도 두 순을 위로 높이 치켜 올리며 만세를 외쳤다. INS) 양호문 인터뷰 4명의 학생들은 자신들의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공장 실습을 기대하는데요, 이들에게 다가온 현실은 공장이 아니라, 첩첩산중 산골짜기였습니다. 그곳은 철탑공사를 하는 막노동판이었던 것입니다. 낭독) 양호문 양대리는 공사판의 책임자인데요, 그는 아이들을 협박하기도 하고 달래기도 합니다. 양대는 어떤 인물일까요? INS) 양호문 인터뷰 재웅이와 아이들은 전혀 상상도 못했던 곳에서 상상도 못했던 일을 하게되는데요, 말도 안 되는 현실에 절망한 이들은 탈출을 결심하고 기회를 엿봅니다. 마침내 어둠을 틈타, 새벽에 탈출을 감행합니다. 낭독) 양호문 이들의 탈출은 성공할까요? 양대리는 어떤 사람일까요? 네 명의 공고생 앞에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내일도 계속됩니다. 오늘 들으신 프로그램은 미래세대를 준비하는 보건복지가족부 홈페이지와 온북 TV 홈페이지를 통해, 보이는 라디오로 언제나 들으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책 읽어주는 사람, 백승주였습니다. * 보건복지가족부와 함께 하는 청소년 독서캠페인! 오늘은 잠시 전에 출연했던 양호문 작가는 ‘책을 읽어야 미래를 꽃 피울 수 있다’고 합니다. INS) 양호문 인터뷰 보이는 라디오, 책 읽는 사람들은 오전 10시 40분과 오후 5시 40분에 방송됩니다. 한국방송공사 <연출 김영준, 장화식, 진행 백승주, 조연출 장효선, 출연 - 양호문 제작 연용호, 신혜정, 최광식, 정진희 / 김형대, 김동섭, 이화중, 최영숙> 꼴찌들이 떴다 / 비룡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