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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화의전당, ‘클레르 드니&카트린 브레야 걸작선’ 개최

프랑스 여성 영화의 두 이정표, ‘클레르 드니’와 ‘카트린 브레야’ 작품 총 12편 상영

cnbnews임재희⁄ 2023.12.13 17:23:49

‘피지컬 X 러브: 클레르 드니 & 카트린 브레야 걸작선’ 포스터.(사진=영화의전당 제공)

부산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오는 12일부터 24일까지 ‘피지컬 X 러브: 클레르 드니 & 카트린 브레야 걸작선’을 개최한다.

이번 기획전은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며 동시대 여성 영화에 제각기 이정표를 세운 프랑스의 영화감독 ‘클레르 드니’와 ‘카트린 브레야’를 조명한다. 이번 기획전은 사랑이라는 상태를 몸의 세계로 그려 내는 공통의 주제 의식으로 연결돼 온 두 거장의 영화를 함께 음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총 12편의 영화를 만날 수 있다.


◇정체성의 경계를 유영하는 방랑자 - ‘클레르 드니’

공무원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프랑스령 아프리카에서 성장한 클레르 드니(Claire Denis, 1946.4.21.~)는 프랑스 국립영화학교(La Fémis)를 졸업한 뒤 자크 리베트, 빔 벤더스 감독 등의 현장에서 조감독을 맡는다. 이후 자전적 성장담을 그린 데뷔작 <초콜릿>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그녀는 아프리카 식민주의 역사와 이방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다루는 작업을 이어 간다. 로카르노 영화제 황금표범상 수상작인 <네네트와 보니>에서는 지리학적인 면모보다 소외된 계층에 더욱 초점을 맞추며 그녀의 영화적 시선이 지속적으로 유동하고 있음을 보여 주고 대표작으로 평가 받는 <아름다운 직업>에선 육체로부터 발현되는 이미지를 그 자체로 시적 언어화시키는 새로운 영화 문법을 선보인다. 최근에는 지정학적 위치를 벗어난 우주를 배경으로 그녀만의 창세기를 그린 <하이라이프>와 남미에 발이 묶인 미국인 기자를 다루며 제75회 칸 영화제 그랑프리(심사위원대상)를 수상한 <정오의 별>을 통해 새로운 걸음을 이어 가고 있다.

클레르 드니의 작품은 여섯 편으로 아프리카에서 자랐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투영한 데뷔작 ‘초콜릿’(1988), 불법 투계판에서 돈을 벌며 살아가는 프랑스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죽음은 두렵지 않다’(1990), 희망 없는 세상을 살아 내는 어느 남매의 이야기 ‘네네트와 보니’(1996), 지부티에 주둔한 프랑스 외인부대의 이야기로 남성성에 내재하는 미스터리와 그것의 불가역적 매혹을 다루는 ‘아름다운 직업’(1999), 심장병을 앓고 있는 남자의 아들을 찾기 위한 고독한 여정을 담은 ‘침입자’(2004), 프랑스의 흑인 노동자의 삶과 애틋한 부녀 관계를 다루는 ‘35 럼 샷’(2008)을 상영한다.


◇전복적으로 욕망을 탐구하는 도발자 - ‘카트린 브레야’

어린 시절 잉마르 베리만의 <톱밥과 금속 조각>(1953)을 보고 작가와 감독이 되기로 결심한 카트린 브레야(Catherine Breillat, 1948.7.13.~)는 17세의 나이에 첫 소설 『L'Homme facile(쉬운 남자)』를 발표했으나 이 소설은 성적 표현 수위 때문에 청소년 판매 금지 처분을 받는다. 작가로서의 활동을 이어 가던 그녀는 자신이 쓴 소설을 각색한 데뷔작 <정말 어린 소녀>를 발표하지만 이 또한 적나라한 표현으로 상영 금지됐으며 20여 년이 지나서야 극장에서 개봉할 수 있었다. 카트린 브레야는 성적 취향, 성 갈등 등을 소재로 한 영화들을 만들며 도발적인 성 표현으로 논란을 낳았지만 누구보다도 깊게 인간의 욕망을 들여다봤다. 2004년 뇌졸중으로 쓰려진 그녀는 재활 후 복귀해 여전히 금기시되는 소재들을 대담하게 다룬 작품들을 만들고 있다. 올해 10년 만의 복귀작 <라스트 썸머>를 칸 영화제를 통해 공개했다.

카트린 브레야의 작품은 여섯 편으로 자신이 쓴 성장소설을 영화화한 도발적인 데뷔작 ‘정말 어린 소녀’(1976)와 첫 경험에 대한 강박과 불안을 느끼는 소녀를 통해 인간관계를 냉소적으로 들여다보는 ‘36 사이즈의 작은 소녀’(1988)로 성적 호기심 못지않게 불만과 환상이 가득 차 있는 소녀의 성장기를 보여 준다. 그리고 여성이 지닌 욕망의 가장 탐닉적인 구석을 탐구하는 매혹적인 2부작 ‘완전한 사랑’(1996)과 ‘로망스’(1999)를 함께 만날 수 있으며 동생의 눈에 비친 언니의 첫 경험을 통해 소녀의 복잡한 욕망을 그린 브레야의 대표작 ‘팻 걸’(2001) 또한 상영한다. 이어 카트린 브레야의 10년 만의 최신작으로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된 후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라스트 썸머’(2023)를 특별 상영한다.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오는 22일 18시 30분 ‘팻 걸’ 상영 후 이송이 부산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의 특별강연과, 23일 16시 30분 ‘네네트와 보니’ 상영 후 신은실 영화평론가의 특별강연이 마련돼 있다. 또한 김은정, 김필남 영화평론가, 이지행 영화연구자, 전은정 부산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 허정식 영화강사의 영화해설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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