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희⁄ 2024.11.27 13:51:28
2023년 부산 지역 매출 1위 기업 자리에 BNK부산은행이 처음으로 올라섰다. 르노코리아자동차(주)는 15년 만에 2위로 내려앉으며 이른바 ‘부산 매출 왕좌’의 자리를 내줬다.
부산상공회의소가 27일 공개한 ‘2023년 전국 1000대 기업 중 부산 기업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BNK부산은행은 여신 상품 확대와 리스크 관리 강화로 매출이 급증하며 전국 순위도 작년보다 38계단 상승한 111위를 기록했다. 반면, 르노코리아는 주력 차종의 내수 판매 감소와 수출 둔화 여파로 매출이 줄며 2008년 이후 처음으로 2위로 밀려났다.
2023년 전국 1000대 기업에 포함된 부산 기업은 총 31개사로, 작년보다 3개 늘었다. 신규로 이름을 올린 기업은 에어부산(주), (주)동성화인텍, 극동건설(주), 카이엠(주) 등 4곳이다. 에어부산은 특히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며 국제 여객운송 매출이 전년 대비 485.9% 급증해 부산 지역 매출 증가율 1위에 올랐다. 3년 만에 1000대 기업에 재진입했으나, 향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과정에서 진에어와의 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부산의 핵심 기업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부산 기업의 전국 순위 변동을 보면 31개사 중 19개사가 상승했으며, 대표적으로 (주)동원개발(150계단 상승), SNT모티브(주)(70계단 상승), (주)HJ중공업(65계단 상승) 등이 두각을 나타냈다. 반면, 에스엠상선(주)은 337계단 하락하며 순위 하락폭이 가장 컸다.
2023년 부산 기업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전국 100대 기업 안에 포함된 지역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100위권 기업 중 88%가 수도권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부산은 2020년 르노코리아가 100위권에서 이탈한 이후 단 한 번도 톱100에 진입한 기업이 없는 실정이다.
부산의 1000대 기업 중 절반 이상인 19개사가 500위권 밖에 머물러 있으며, 부산 기업들의 전체 매출 증가율은 0.4%에 그쳐 외형적 성장도 미미한 수준이었다.
부산상의 조사연구팀 관계자는 “지역 기업들이 불투명한 경제 환경 속에서도 성장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부산의 경제 위상에 비해 1000대 기업 내 지역 기업 수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 재편을 지원하고, 지역 기업에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촘촘한 육성 전략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