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희⁄ 2026.02.02 14:27:30
부산항만공사(BPA)가 2025년 부산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년(2,440만 TEU)보다 2.0% 증가한 2488만 TEU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2일 밝혔다. 이로써 부산항은 2023년 이후 3년 연속 물동량 증가세를 이어가며, 급변하는 글로벌 해운·물류 환경 속에서도 세계적 물류 허브로서의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2025년 글로벌 교역 환경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관세 정책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미·중 갈등 심화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변동성이 컸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수출입 물동량 증가세는 다소 둔화 압박을 받았으나, 부산항은 환적 물동량의 견조한 성장을 통해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부산항 환적 물동량은 전년 대비 4.4% 증가한 1410만 TEU로, 전체 물동량의 약 57%를 차지했다. 이는 부산항이 세계 2위 환적 거점 항만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핵심 동력이 됐다.
환적 화물의 약 80%는 외국적 선사가, 나머지 20%는 국적 선사가 처리하며 글로벌 선사들의 높은 기여도가 두드러졌다. 수출입 화물은 총 1079만 TEU로, 이 가운데 약 60%를 국적 선사가 담당해 안정적인 흐름을 뒷받침했다. 국가별 수출입 비중은 중국이 25%로 가장 많았고, 미국(17%), 일본(11%)이 뒤를 이으며 부산항이 동북아 물류 요충지임을 다시 확인시켰다.
부산항이 글로벌 선사들의 핵심 환적 거점으로 자리매김한 배경에는 지리적 이점을 넘어선 항만 디지털 혁신이 자리하고 있다. BPA는 부두 간 환적 운송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실시간 정보 연계 기반의 ‘환적운송시스템(TSS)’을 운영하고 있으며, AI와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환적 모니터링 시스템 ‘포트아이(Port-i)’를 도입해 환적 업무의 속도와 정확성을 크게 개선했다. 이러한 운영 효율성은 선사들의 비용 부담을 낮추고 정시성을 높이며, 부산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선사들의 노선 재편을 이끌어내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올해 2월 출범한 신규 선사 동맹 ‘제미니(Gemini)’는 부산항의 환적 효율성을 반영해 북중국발 화물을 부산항에서 처리하도록 노선을 개편했다. 국적 선사 HMM이 소속된 ‘프리미어 얼라이언스(Premier Alliance)’ 역시 오는 4월부터 부산항 환적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기 노선을 조정할 예정이다.
부산항은 대외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환적 경쟁력을 앞세워 정면 돌파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관세 정책의 가변성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으로 수출입 물동량의 안정적 성장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디지털 혁신과 환적 기능 강화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BPA는 2026년 목표 물동량을 2025년보다 약 50만 TEU 늘어난 2,540만 TEU로 설정했다.
송상근 사장은 “2025년은 글로벌 해운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부산항의 운영 역량을 전 세계에 증명한 뜻깊은 해였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선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인프라 확충과 디지털 혁신을 통해 부산항을 세계 최고의 환적 허브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