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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구원, 전력기기용 친환경 절연 소재 성능 한계 돌파

유승건 박사팀, 친환경 원스톱 융용 공정으로 ‘폴리프로필렌’에 전압 안정제 결합

cnbnews손혜영⁄ 2026.02.23 10:39:22

(왼쪽부터)KERI 유승건·김민희·권익수 박사가 전력기기용 절연 소재인 ‘폴리프로필렌’의 성능 한계를 넘는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사진=KERI 제공)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절연재료연구센터 유승건 박사팀이 기존 전력기기용 친환경 절연(insulation) 소재인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의 성능 한계를 돌파하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전력기기는 전류를 잘 흐르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돌발 사고 예방과 안전을 위해 전기를 차단하는 ‘절연’ 기능이 필수적이다. 폴리프로필렌은 열을 가하면 녹고, 식으면 굳는 특성 덕분에 재활용이 용이하고, 절연성이 우수해 케이블 등 다양한 전력기기에 활용돼 왔다. 하지만 이미 우수한 절연 성능을 가진 이 소재를 기술적으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난제로 여겨져 왔다.

최근 전력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 전력기기의 고전압(High-voltage)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산업계에서는 기존보다 훨씬 뛰어난 절연 성능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KERI는 유독성 용매를 사용하지 않는 건식 공정(dry process)을 통해 폴리프로필렌에 전압 안정제(Voltage Stabilizer)를 효과적으로 혼합(그래프팅, grafting)하는 기술을 개발해 냈다.

핵심은 산업 현장에서 흔히 쓰이는 ‘용융(melting)’ 방식을 이용한 점이다. 연구팀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폴리프로필렌과 화학적으로 결합이 가능한 최적의 전압 안정제 분자들을 분석·선별했다. 이후, 마치 밀가루 반죽을 하듯 폴리프로필렌을 열로 녹여 말랑해진 상태에서 전압 안정제가 소재 전체에 고르게 섞이도록 유도했다. 덕분에 결과물은 고전압 환경에서도 전기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전체적으로 안정되게 흐르는 탁월한 절연 성능을 확보했다.

유승건 박사는 “기존에도 폴리프로필렌과 전압 안정제를 섞으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유독성 유기용매를 사용하는 복잡한 공정 탓에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고, 반응도 소재 표면에 머무르는 한계가 있었다”며 “우리는 산업계에 익숙한 ‘용융’이라는 친환경 원스텝(one-step) 공정을 통해 기업이 즉시 활용 가능한 고성능 절연 소재를 개발했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이번 성과는 연구원 내 부서 간의 협업뿐만 아니라, 국제 협력을 통한 협업의 결실이기도 하다. 유승건 박사 팀에서 개발한 절연 소재의 고전압 성능 평가는 KERI 전력케이블연구센터 권익수 박사팀과 규슈공업대학 Masahiro Kozako 교수팀이, 시뮬레이션을 통한 물리적 현상 분석은 친환경전력기기연구센터의 김민희 박사가 맡아 완성도를 높였다.

연구팀은 개발된 절연 소재가 전력케이블(HVDC 등)은 물론,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데이터센터 등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기기의 성능과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보고,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이전 및 산업 적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AI를 활용해 추가적인 전압 안정제 후보 물질을 발굴하고, 절연 성능을 더욱 고도화한다는 목표다.

본 연구 결과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재료공학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최근 논문이 게재(IF 19, JCR 상위 4.5%)됐다. 특히 고전압 절연 소재 분야의 연구가 이러한 최상위급 저널에 실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고, 국내에서는 최초 사례라 학술 가치가 더욱 높게 평가받고 있다.

한편 KERI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이번 연구는 기관 내부 기본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재글로벌영커넥트사업으로 추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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