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태⁄ 2010.02.18 12:10:25
콘돔 사이즈 표시에 ‘허풍’을 허용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산 콘돔의 경우 별도로 크기 표시가 돼 있지 않지만 수입 콘돔의 경우 크기가 소형, 일반용, 대형 등으로 표시된 것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 남성들이 자신의 크기와는 상관없이 ‘대형’만 사고, 실제 사용에서는 “헐렁하다”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켄터키대학의 리차드 크로스비 교수 팀이 18~67세 남자 436명을 대상으로 콘돔 사용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45%가 “너무 큰 콘돔을 사용해 최근 석달 사이에 콘돔이 흘러내린 경험이 2.5회 이상”이라고 대답했다. 응답자 중 34명은 크기가 맞지 않는 콘돔을 섹스 도중 일찍 벗겨낸 경험이 있고, 18명은 콘돔이 망가진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크기가 안 맞아 콘돔 사용이 짜증스럽고 섹스 도중 콘돔을 빼게 된다는 응답이 적지 않은 것이다. 헐렁한 크기 때문에 섹스 만족도가 떨어졌다는 대답이 4명 중 1명꼴로 나왔고, 13%는 ‘흥분 상태나 몰입도가 떨어진다’고 대답했다. 연구진은 “콘돔 사이즈는 다양하지만 남자들은 절대로 ‘소형’이라고 표기된 제품을 사지 않는다”며 “남성 성기의 크기에 대해 여자들은 민감하지 않지만 남자들은 지나치게 민감하다”고 지적했다. 이 조사 결과는 학술지 ‘성병(Sexually Transmitted Infections)’ 최신호에 실렸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전문가들은 스타벅스 커피점에서 가장 작은 사이즈 커피가 ‘톨(Tall)’이듯이 콘돔 사이즈 표기에도 허풍을 허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소형을 ‘라지(large)’로, 대형은 ‘2X 라지’로 표시하는 등 과대 표기를 정책적으로 허용해야 남자들이 체면을 구기지 않으면서도 자신에게 맞는 콘돔을 구입할 수 있으리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