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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꺼짐 원인, 폭우만은 아니었다”…‘사상~하단 도시철도’ 부실시공 적발

부산시 감사위원회, '사상~하단선 건설사업' 특정감사 결과 발표

cnbnews임재희⁄ 2025.04.22 10:11:58

지난해 9월 21일 오전 8시50분경 도시철도 하단~사상선 건설사업과 관련해 발생한 땅꺼짐 사고.(사진=부산시 제공)

부산시 감사위원회가 지난해 10월 21일부터 11월 15일까지 20일간 시행한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건설사업' 특정감사의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이번 감사를 통해, 총 43건의 행정·신분상 조치와 11억5900만 원 규모의 설계변경(감액)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2024년 9월 발생한 2공구 내 대형 땅꺼짐 사고를 계기로, 연간 감사계획에 따라 사전 수립된 일정에 따라 추진됐다. 당시 사고는 379㎜에 달하는 기록적 폭우 속에서 발생했으나, 시공 관리 부실과 안전 규정 위반 등 인재적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 결과, 건설사업관리단은 차수 품질시험 자격이 없는 하수급업체가 작성한 보고서를 검증 없이 수용했고, 이에 따라 새벽 시간 본선 굴착 작업을 무리하게 진행하게 했다. 이로 인해 굴착 중 지하수 및 토사가 유출되며 사고 위험성이 급격히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시공사와 건설사업관리단은 흙막이 가시설 공사에서도 엄지말뚝 미설치, 토류판 고정 미흡 등 기초 안전수칙조차 지키지 않았으며, 배수로 접합부도 기준에 맞지 않게 시공해 유수 흐름에 지장을 주는 등 전반적인 시공 관리가 부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위는 이에 대해 시공사와 건설사업관리단에 벌점 부과를 통보했으며, 관계자들에게는 ‘훈계·주의’ 등의 신분상 조치를 요구했다.

특히 부산교통공사의 관리·감독 소홀도 도마에 올랐다. 공사 지연이 5% 이상 누적됐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실태 점검이나 만회 대책을 이행하지 않았고, 상급기관 보고조차 누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감사에서는 안전관리 기술인의 업무 수행 부적정, 사후환경영향조사 보고서 부실 작성, 차량기지 방수 공사 관련 설계 오류 등도 지적됐다. 일부 전기·기계 설비 공사에선 ‘1식 단가’ 방식의 총괄 설계를 적용하면서 변경 설계를 반영하지 않아 부적정 기성금 지급 사례도 확인됐다.

윤희연 감사위원장은 “이번 감사는 단순 자연재해가 아닌, 시공 전반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규명한 계기였다”며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공 인프라의 안전성을 높이고 시민 불안을 줄이도록 철저히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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