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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원대, 하와이 이민자 후손 조상 묘소 찾아주고 유물 기증받아

"할아버지 묘소를 못 찾던 설움이 풀렸다" 이만정 후손 이은환 씨, 감사 인사

cnbnews최원석⁄ 2025.07.03 18:53:28

3일 국립창원대학교에서 한인 이민 1세대 故 이만정 선생의 후손인 이은환 씨(오른쪽)가 박민원 총장에게 고인의 유물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창원대 제공)

국립창원대학교 하와이 조사단(박물관·지속가능발전연구소)은 지난달 미국 하와이 빅아일랜드 힐로 알라에묘지에서 한인 이민 1세대 故 이만정(1870~1949) 선생과 동지 차윤명 씨의 묘소를 확인하고, 간소한 추모 예식을 거행했다.

조사단은 현장에서 뜬 묘비 탁본을 국내로 운송해 3일 국립창원대박물관에서 후손 이은환 씨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대구에 거주 중인 이은환 씨의 조상 묘소 문의로부터 시작됐다.

이은환 씨는 “할아버지 묘소를 찾지 못해 수년간 마음고생이 컸는데, 국립창원대가 그 설움을 풀어주었다”며 “묘비 탁본을 받는 순간, 마치 할아버지 손길이 전해지는 듯해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 씨는 또한 1930~1950년대 이만정 선생과 동지들이 주고받은 자필 편지와 묘비 사진 등 총 43점의 사료를 박물관에 기증했다. 이 유물들은 묘소 확인의 결정적 단서였을 뿐 아니라, 한인 디아스포라 묘지 형태의 변화와 당시 교민 사회의 활동을 복원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만정 선생은 1905년 하와이로 이주한 뒤 사탕수수 농장에서 모은 70여 원 전액을 독립자금으로 기탁하며 “칠십 평생 남은 희망은 조선 독립뿐”이라고 외쳤던 인물이다.

국립창원대 박민원 총장은 “타지에서 조국과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발자취를 기록·보존하는 일은 우리 대학의 학문적 사명”이라며 “앞으로도 한 점의 자료도 소홀히 하지 않고 체계적으로 조사·연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사단은 4일 울산을 방문해 2023년 현지 조사로 묘소를 확인했던 윤계상 선생의 후손 윤동균 씨를 만나, 윤 선생 묘비 탁본과 연구 논문 <묘비에서 찾은 하와이 이민자 윤계상의 삶과 민족운동>을 직접 전달한다.

국립창원대박물관 김주용 학예실장은 “이번 전달식은 단순한 유물 기증을 넘어, 하와이 한인 이민 1세대의 삶과 독립운동 정신을 구체적으로 복원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라며 “대부분 조상 묘소를 문의해 오는 후손들의 경우, 실제 묘소를 찾는 일이 매우 어렵다. 하지만 이만정 선생의 편지와 묘소 사진을 처음 보았을 때 가슴이 뛰었고, '찾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당시 묘비의 형태를 알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후손들과 지속적으로 연계해 이러한 역사 현장을 살아 있는 교육 자료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국립창원대는 기증된 유물을 전문적으로 보존·분석한 뒤 특별전과 학술 세미나를 통해 대중에 공개할 계획이다. 또한 하와이 현지 연구진과 협업해 후속 조사를 이어가고, 추가 자료 확보를 바탕으로 독립유공자 추서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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