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윤⁄ 2010.11.11 23:38:09
# 직장인 전 모(남ㆍ36세) 씨는 지난 5일 운전 중 핸들을 놓치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운전대를 따뜻하게 하는 온열핸들이 갑자기 뜨거워지면서 가죽조각이 손에 붙은 것. 전 씨는 순간적인 온도 급상승에 운전대에서 손을 땠고 하마터면 중앙차선을 넘어오던 고속버스와 부딪칠 뻔했다. # 최 모(남ㆍ37세)씨는 최근 자신의 차량을 촬영한 동영상을 한 인터넷 카페에 올렸다. 최 씨가 온열기능 버튼을 누르자 운전대에서 금세 하연 연기가 올라오는 영상이다. 카페에는 비슷한 경험을 한 다른 운전자들도 동영상이나 글을 올리는 등 운전자들의 불만이 빗발치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대표 모델인 K5가 잇따른 차량 결함을 보이고 있어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기아자동차 측은 운전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운전대에 문제가 있음에도 소극적 대처에 나서고 있어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온열핸들은 옵션으로 K5 19000대 가량의 차에 장착돼 있다. 내부에 발열이 되는 특수도료를 입힌 뒤 가죽으로 재봉하는 데 바느질 과정에서 도료가 손상된 것. 온열핸들이 뜨거워지면 140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운전자들은 손을 데일 수 있다. 일부 운전자들은 온열핸들에서 하얀 연기를 봤다고 증언하고 있다. 아침 출근길 온열핸들로 곤혹을 치른 전 씨도 그 중 한 명. 그는 “지난 5월 27일 출고된 신차인데도 불구하고 핸들이 순식간에 뜨거워지면서 운전대를 놓고 말았다”며 “차들이 쌩쌩 달리는 시간대에 운전대를 놓쳤더라면 자칫 충돌사고를 당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특히 운전자들에게 온열핸들이 문제가 있음을 적극 알리지 않은 점을 질타했다. 지난주 초 온열핸들을 점검 받으라는 문자 메시지를 안내받았지만 통상적인 점검안내 수준이었다는 주장이다. 전 씨는 “핸들이 이상하면 목숨과도 직결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기아차는 핸들점검을 받으라는 문자만 보내는 무성의함을 보이고 있다”며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들과 힘을 합쳐 민사소송을 준비할까도 심각하게 고려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온열핸들에 대한 운전자들의 불만도 불만이지만 이곳저곳 수리할 곳이 많다는 운전자들의 지적이 많은 점도 가볍게 볼 수 없는 대목이다. K5는 출시한 지 6개월도 안 된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K5동호회에는 열선핸들 스위치 오작동, 본네트와 휠, 썬루프 등 다양한 부문에서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 전문가들은 K5같은 새로 출시된 차량은 부품 등에 문제가 있더라도 절대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결함이나 부품의 문제를 인정하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될 것을 우려해서다. 하지만 도요타 사태에서 보듯 차의 결함을 감추려는 것이 오히려 제품 전체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운전 시에는 조그만 여건이 목숨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하면 바로 조치가 이뤄진다"며 "핸들이 운전에 장애가 되면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므로 리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방 주시의 의무가 있는 운전자는 0.1초의 순간이라도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면 사고를 당할 수 있으므로 온열핸들의 온도 급상승은 운전에 직접적인 장애를 일으키는 안전 문제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원인을 파악 중에 있다"며 "일부 부품에 불량이 있는 것으로 보고 부품을 갈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확하게 어떤 부품에 이상이 있는지 여부를 묻자 관계자는 재차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