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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김려실 교수, 냉전의 일상사 탐구서 '냉전의 벽' 발간

cnbnews심지윤⁄ 2023.06.26 10:17:12

'냉전의 벽: 평화로운 일상을 가로막는 냉전의 유산' 표지. (사진=부산외대 제공)

부산대학교는 국어국문학과 김려실 교수가 이끄는 부산대 인문학연구소 PNU냉전문화연구팀이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냉전의 일상사를 탐구한 연구서 '냉전의 벽: 평화로운 일상을 가로막는 냉전의 유산'을 발간했다고 26일 밝혔다.

부산에서 냉전과 평화학을 연구한다는 공통분모로 모인 PNU냉전문화연구팀의 구성원들은 지난 3여 년간 이어진 팬데믹으로 일상의 많은 부분이 잠시 멈춘 가운데 한국전쟁과 분단의 영향 아래 형성돼 온 한국사회의 냉전 문화를 새롭게 성찰해 볼 기회를 가졌다.

그 과정에서 한국인의 일상 깊숙이 파고든 냉전의 유산과 마주하게 됐고 성찰의 결실을 '냉전의 벽'이라는 한 권의 책으로 최근 펴냈다.

20대부터 50대까지의 폭넓은 세대를 아우르는 필진은 각자의 유년기를 되돌아보며 맥아더와 스팸, 고지라와 전쟁고아, 미군 부대와 기지촌, 국어 교과서와 '전우여 잘 자라'와 같이 너무나 친숙하기에 무심히 넘겼던 전쟁의 산물들이 어떻게 비가시화된 방식으로 한국사회의 냉전 문화를 구성하고 있는지를 탐색했다.

제1부 '냉전의 신화'는 절대적이고 압도적이어서 완벽한 진실 같지만 실제로는 만들어진 전쟁 이야기를 비판적으로 살펴봤다.

김려실 교수의 '한국의 맥아더의 신화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가 인천 상륙 작전의 전쟁 영웅 맥아더의 영웅 신화를 해체한다면, 이희원 연구원의 '냉전의 괴수들'은 전쟁 영웅 신화의 음화(陰畫)로서 공포와 혐오가 투사된 적의 이미지로서의 괴수의 역사를 되짚었다.

제2부 '어린이의 얼굴을 한 전쟁'에서는 냉전 한국의 교육 현실 속에서 평화 교육과 전쟁 동원이라는 상반된 담론이 어떻게 공존해 왔는지 들여다본다.

김경숙의 '잊혀진 전쟁의 잊혀진 아이들'은 전쟁고아에 대한 사회적 망각을, 류영욱의 '전우의 시체를 넘던 아이들'은 어린이들의 놀이 문화에 스며든 냉전과 포스트냉전 이후의 평화 교육을, 양정은의 '통일 교육의 탈을 쓴 냉전 교육'은 1950년대의 반공 교육과 현재의 통일 교육을 비판적으로 살펴봤다.

제3부 '냉전과 일상'에서는 포스트냉전 시대 이후 우리의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냉전의 흔적을 찾아봤다.

백동현의 '한국 속 남의 땅, 용산 기지 이야기'는 저자 자신의 용산 미군 부대 근무 경험과 용산 기지의 역사를, 장수희의 '사라진 냉전의 여자들'은 우리 사회가 비가시화함으로써 외면해 온 미군 위안부의 잊힌 이야기를, 이시성의 '스팸, 냉전 식탁의 첨병'은 한국인의 식문화를 바꿔버린 냉전의 유산을 다뤘다.

김려실 부산대 교수는 "신냉전의 폭력적인 평화 아래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오늘날, 탈냉전을 위한 노력은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어 평화를 가로막고 있는 냉전의 유산들을 발견하고 그것이 형성한 냉전적 사고와 인식을 극복하는 데서 시작될 것이며, 이 연구서는 그 길잡이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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