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 2025.04.07 18:53:35
지난 2020년 황강 유역을 덮친 대규모 댐 방류는 합천군민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순식간에 불어난 물은 농경지를 뒤덮고 가옥을 파괴했으며, 주민들의 삶터를 삼켜버렸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같은 고통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선택을 하고자 한다. 바로 '황강 하천환경 정비사업'이다.
황강은 곡류가 심하고 퇴적이 빠르게 진행되는 대표적인 사행천이다. 이러한 하천은 정기적인 준설과 수목 제거 없이는 통수 단면이 급격히 줄어들고, 그 결과 수해 위험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이번 정비사업은 단순한 토목 공사가 아니라, 재난을 예방하고 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다.
그러나 일부 환경단체는 이 사업을 4대강 사업과 동일시하며, 그 추진을 무조건적으로 반대하고 나서고 있다. 하천의 특성과 지역 상황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이뤄지는 일방적 주장에 군민들은 깊은 우려를 느끼고 있다. “합천이 또다시 물에 잠겨야 관심을 가지겠냐”는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는 단순한 분노의 외침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절박한 호소다.
청덕면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한 주민은 “1년이면 모래가 다시 쌓이고, 물이 썩는다. 정비 없이는 악취와 수해가 되풀이된다”고 했다. 이는 황강을 직접 겪는 이들이기에 할 수 있는 생생한 현실의 증언이다.
합천군 농민의 한 사람으로서 환경단체에 묻고 싶다. 생명을 지키기 위한 정비마저 환경 훼손이라 치부된다면, 도대체 무엇이 진정한 환경 보전인가. 재난이 닥쳤을 때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건 대도시가 아니라,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작은 농촌 마을이다.
환경은 물론 소중하다. 그러나 환경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군민의 생명과 재산이 또다시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 우리는 말한다. 생명보다 우선인 환경은 없다. '황강 하천환경 정비사업'은 선택이 아닌, 반드시 추진되어야 할 우리의 절박한 방파제다.
합천군민 모두의 간절한 외침이 더 이상 외면당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성근 합천농업경영인 수석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