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희⁄ 2025.04.28 16:02:04
가덕도신공항의 2029년 개항 계획이 좌초될 위기에 놓인 가운데, 부산시가 28일 공식 입장을 내고 정부에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광회 부산시 미래혁신부시장은 이날 오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부산시는 2029년 개항을 목표로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왔다"며 "그러나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정부 입찰 조건과 다른 108개월 공사 기간을 담아 기본설계안을 제출한 것은 유감스러운 결과"라고 밝혔다.
김 부시장은 "정부는 기본계획 수립 당시 적기 개항이 가능한 84개월(7년)을 공사 기간으로 설정했으며, 부산시 또한 자체 기술 검토와 전문가 자문을 통해 이 기간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 기본설계안은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정부는 즉시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새로운 건설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정부에 대해 세 가지 중요한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첫째, 가덕도신공항의 공사 기간과 시공 역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민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건설 일정을 제시할 것을 요청했다. 둘째, 사업이 지연되지 않도록 신속하고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취해, 추가적인 시간 낭비 없이 원활한 공사 진행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셋째, 공항의 안전성과 품질이 최우선으로 확보될 수 있도록, 설계 단계에서부터 철저히 반영하여 완벽한 하늘길을 구축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김 부시장은 "가덕도신공항은 단순히 일정을 맞추는 것을 넘어, 안전과 품질을 갖춘 완벽한 관문 공항이 돼야 한다"며 "정부가 주도하되, 부산시도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은 지난해 기본계획 고시에 따라 2029년 12월 개항을 목표로 추진돼왔다. 그러나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최근 정부에 제출한 기본설계안에서 공사 기간을 기존 84개월(7년)에서 108개월(9년)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사비도 당초 10조 5천억 원보다 1조 원가량 증액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가 기본설계안의 타당성을 심의 중이나, 정부가 현대건설 측 요구를 수용할 경우 가덕도신공항의 개항은 최소 2034년, 길게는 2035년으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같은 날 오전 민주당 부산시당은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와 국토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시정평가대안특위 위원장은 "기본설계 용역 중간보고서에서 이미 108개월 공사 기간이 제시됐는데도 박형준 시장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이는 직무유기를 넘어 부산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가덕도신공항 준공 연기 경위를 밝히기 위한 진상조사단 구성과 박 시장 규탄 서명운동 돌입을 예고했다. 만약 2029년 이후 준공 계획이 공식화될 경우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상우 국토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민운동에도 나서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