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영⁄ 2025.04.14 13:33:48
한국재료연구원(KIMS)은 에너지·환경재료연구본부 이주열, 김세일 박사 연구팀이 인(P, phosphorus) 화합물을 도금 핵심 성분으로 활용한 친환경 은(Ag) 도금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본 기술은 독성이 강한 시안화물(cyanide) 없이도 은 도금을 할 수 있게끔, 인 화합물 기반의 산성(acid) 도금 용액을 개발해 균일하고 안정적인 은 박막을 형성한 성과다.
은 도금은 반도체, 전자 부품, 회로기판 등에서 전기 신호의 전달 성능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공정이다. 기존의 은 도금 기술은 ‘시안화물’이라는 독성 물질을 사용해 환경과 안전 문제를 일으킨다. 또한 시안 도금액은 반도체의 정밀 패턴을 제작하는 포토리소그래피(photolithograpy) 공정에 적용할 수 없다는 큰 단점이 있다. 알칼리성의 도금액이 감광액(photoresist)을 녹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밀한 공정을 하기 위해서는 산성 도금 용액을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시안화물 없이 도금하는 방법(비시안화물 은 도금 기술)도 있다. 그러나 비시안화물 도금 기술은 산성 환경에서 수소 이온의 영향으로 은 이온이 침전되는 문제가 발생하며, 이로 인해 도금 용액이 불안정하고 균일한 은 도금이 어렵다. 도금 용액의 안정성을 향상하기 위해 다양한 첨가제를 넣는 탓에 공정이 복잡하다는 점도 단점이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대부분의 비시안화물 은 도금 기술 개발은 산성이 아닌 중성이나 알칼리성 도금 용액 개발에만 치중됐다.
이번 연구성과는 산성 환경에서 시안화물과 첨가제 없이도 안정적으로 은을 균일하게 도금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포스핀 리간드(phosphine ligand)를 활용해 은 이온의 침전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인 기반의 전해질 농도를 조절해 도금의 질을 높이는 최적 비율을 도출했다. 이를 통해 균일하고 강도 높은 은 도금층을 형성했다. 결과적으로 친환경성은 물론, 고품질의 은 박막 제조와 공정 단순화를 모두 충족하는 기술 구현에 성공한 것이다.
전 세계 산업용 도금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며, 특히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도금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본 연구 성과는 반도체 패키징, 전자 부품 등과 더불어 의료기기나 광학 센서, 정밀 부품과 같은 고품질의 은 도금이 필요한 산업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또한 해외 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국산 기술로 수출 확대를 이룰 수 있어 산업적 가치도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연구책임자인 재료연 이주열 책임연구원은“이 기술은 은 도금 공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동시에 반도체 및 전자 부품 제조에 필요한 고품질의 도금까지 가능하게 만든다”라며 “산업 현장의 혁신을 이끄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지원하는 한-독 국제공동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전기화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 ‘일렉트로키미카 악타(Electrochimica Acta(IF:5.5, 제1저자: 이수진 학생연구원))’온라인 판에 지난 2월 26일에 게재됐다. 또한 이와 관련한 국내 특허도 출원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