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희⁄ 2025.04.22 16:42:22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시제 제작한 군 정찰위성 4호기가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를 통해 성공적으로 우주로 향했다. 이번 발사는 국방감시정찰 위성 확보를 목표로 한 ‘425사업’의 일환으로, KAI가 주도해온 위성체 개발 역량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425사업’은 고성능 합성개구레이더(SAR)와 전자광학(EO)·적외선(IR) 센서를 탑재한 위성들을 군집으로 운용해, 주야간은 물론 악천후 속에서도 한반도를 비롯한 주요 관심지역에 대한 정밀 감시를 가능케 하는 핵심 국방 프로젝트다.
이번에 발사된 4호기는 2023년 12월 EO/IR 위성 1호기, 2024년 두 차례 발사된 SAR 위성에 이은 네 번째 정찰위성으로, 고효율·고해상도를 갖춘 중형급 SAR 위성이다. KAI는 2018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와의 계약을 통해 SAR 위성체 시제 제작을 맡아 위성체의 환경시험부터 제작, 발사까지 전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SAR 위성은 레이더 전자기파를 활용한 영상 촬영 기술을 바탕으로 가시광선에 의존하지 않으며, 기상 조건이나 시간대에 구애받지 않고 24시간 전천후 정밀 감시가 가능하다. KAI는 이번 위성에 민첩한 고기동 플랫폼과 고해상도 SAR 센서, 고속·대용량 데이터 링크를 탑재하며 탑재체와의 통합 및 시험 과정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이로써 우리 군은 핵·미사일 등 실시간 정찰이 요구되는 대상에 대해 몇 시간 내로 관측 자료를 수집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게 됐으며, 이는 선제 탐지 및 정밀 타격이 핵심인 킬체인 체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KAI는 정찰위성 외에도 2023년부터 ADD와 함께 초소형 SAR 검증위성 개발에도 착수했으며, 향후 성공적인 군집 위성 운용으로 425사업과 연계된 빈틈없는 24시간 감시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30년간 국내 우주개발에 핵심적으로 참여해온 KAI는 다목적 실용위성, 정지궤도위성, 차세대 중형위성 등 다양한 중대형 위성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민간 우주 산업화의 선도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작년 7월에는 경남 사천 본사에 4톤급 대형 열진공 챔버를 민간 최초로 구축, 소형부터 대형 위성까지 동시에 시험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보했으며, 향후 전자파 시험시설까지 갖춘 원스톱 개발체계를 완비할 예정이다.
KAI 강구영 사장은 “이번 4호기 발사 성공은 군의 정찰능력 강화는 물론, 대한민국이 글로벌 우주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기술력을 갖췄음을 보여주는 성과”라며 “향후 위성과 재사용 발사체, 우주 서비스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 대한민국 우주경제 실현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